수완이가 놀러왔다.
성남 우리집을 자꾸 서울이라 부르는 유수완..
마치 우리학교를 서울대라고 부르는 걸 들을 때 만큼 부끄러워진다
아무튼 예전 예전에 계획 했을 때에는
강원도에 놀러가 푸르고 넓은 자연을 만끽하려고 했는데
그게 이렇게 저렇게 무산되면서
그냥 서울 구경을 하는 걸로 결정되었고
결국 연극을 보고 싶다는 유수완의 강력주장 때문에 대학로에 가게 되었다.
위 사진은 봄소풍 샌드위치.
유수완은 절대 맛있다고 안하고 신선한 맛이라고만 했다.
자꾸 맛있지 않냐고 물어봐서 짜증났나 보다.
혜화역에서 내려서 창경궁으로 가는 길목에
우리학교 대학로 캠퍼스가 있었다.
실제로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있으라는 대학생은 전혀 눈에 띄지 않았다.
그리고 건물이 너무 작았다.
차라리 학교 내에 쓸만한 건물을 하나 만들어서
제대로 된 음식점을 좀 들여줬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
하지만 처음 가 본 대학로에서 만난 우리학교가 내심 반갑기는 했다.
월근문 건너편에서 찍은 사진.
그런데 들어갈 수 없게 되어 있었다.
다시 돌담길을 쭉 따라 걷고서야 창경궁 입성.
어린이날이라서 어린이가 많은 것인지
아무튼 사람들이 많았다.
아무리봐도 궁이 사람에 묻힌거 같다.
게다가 역광.
사진을 너무 못찍었어..
미안 궁..
(창경궁 안내서를 다시 읽어보니 창경궁은 다른 곳과 달리
남향이 아니라 동쪽을 바라보게 지었다고 한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짓기 위함이었다고.
그래서 내 사진이 다 이런거였어..)
들어오자 마자 있었던 옥천교의 해태 비슷한 무엇
아니 해탠가?
아무튼 귀여운 해태
근데 뭔가 두꺼비 같은 건 기분 탓이겠죠
좀 더 안쪽으로 들어오니 명정전이 보였다.
명정전 앞에 쭉 늘어져있는 비석?같은 저것이 무언지
무슨 용도로 쓰이는지 궁금했으나
안내책자를 뒤져봐도 저것에 관한 설명이 없다.
역사를 모르니 구경을 해도 소용이 없구나.. 헝헝
유수완이 1박 2일에서도 봤다는 드므
알고보니 소화기같은 녀석이었다.
합성같은 사진
궁 너머로 보이는 신식 건물
건물도 합성같고 유수완도 합성같다.
맑은 하늘
이 사진의 포인트는 기와지붕 위에 잡상들
아무리 생각해도 진짜진짜 귀여운 것 같다.
좋은 의미라니 우리집에도 몇 분 들여놓고 싶다.
여기는 문정전 옆공간
유수완이 멀리 걸어가고 있다.
마치 생명의 나무 같았던ㅋㅋ
이 연못은 춘당지
물은 별로 안 깨끗했는데
물고기들이 많이 살고 있었다.
마침내 창경궁 대온실
처음에 안내서를 봤을때 꼭 가봐야겠다 생각했던 곳이었다.
그리고서 궁구경 마지막에 들렀는데 실로 이색적이었다.
완전 신식건물 느낌ㅋㅋ
근데 와 멋있다 이러면서 구경하다가
안내서에 일제가 왕의 권위를 떨어트리기 위해 지었다는 걸 보고
갑자기 정 떨어져서는ㅋㅋ
무튼 멋있긴 했다.
사진 찍어놓으니 제일 괜찮기도 했고.
그림아!
날아 유수완
나란 여자, 어떻게 포즈를 취해야 할 지 몰라서 걍 쳐웃기만 하는 여자
대온실까지 보고 내려오는 길에
본격 사진 타임.
아 아무리 봐도 이사진 너무 아름답다.
내가 찍었지만 너무 훌륭해!
홀로 90년대 신혼여행 ver.
어머님 ver.
일본인 관광객 ver.
이 버드나무
머리가 거의 호수에 닿을 듯 해서
진짜 머리 한번 감겨주고 싶었다.
아무튼 신나했음.
다시 홍화문 앞
저 멀리 보이는 엔서울타워
나는 아직까지 남산에 가보지 못한 사람..
궁구경을 마치고
연극 시간에 맞춰 다시 혜화역 근처로 돌아와서
너무나 먹고 싶었던 아이스크림을 폭풍 흡입했다.
연극 시작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었기 때문에.
연극 시작 전.
라이어는 진짜 유명하고 많이 들어본 연극이라서
기대 되기도 하고 재미 없으면 짜증나는데 어떡하나 싶기도 하고
사실은 유수완이 결정해서 별 생각 없이 예매했는데
솔직히 처음에는 목소리로 잘 안들리고
다른 관객들이 왜 웃는지 모르겠는 대사들 땜에 뭐지 싶었다.
근데 계속 보다보니 아까 전의 걱정이 무색하게 빵빵 터졌음ㅋㅋㅋ
나는 정말.. 사서 걱정하는 인간이야 헝헝
재밌었어 나의 첫 연극
연극 끝나고 배우들하고 기념 사진
배우들이 너무 연예인 같아서 상대적으로 우린 너무 초라해보였다.
그래서 이쁘게 가림.
왜냐면 우린 개와 고양이니까.
서울구경의 마지막.
저녁을 먹으러 일식집에 갔다.
블로그에서 열심히 찾은 맛집이었는데
나만 맛있게 먹음ㅋㅋㅋㅋㅋ
이건 유수완의 참치 돈부리.
이건 내 연어.
유수완이 나 미워서 초점따위 버렸나보다.
이렇게 저녁까지 혜화에서 해치우고
다른 구경 아주 쪼끔 하다가
지하철타고 집에와서 탑밴2를 보고 잤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여행은 뭔가 임팩트 없이 재밌었다.
그런게 좋은겁니다.. 지산은 정말... ㅋㅋ
아무튼 돈을 생각없이 쓴 거 빼고는 괜찮았다니까.
그래도 아직은 서울에 가볼 데가 더 많은게 함정..
언제쯤 서울 정복하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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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뻤던 5월의 봄.